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5. 14:48
발레는 오래전 크리스마스 때 보았던 "호두까기 인형" 이후 두번째.
연말에는 때가때이니만큼 몇개의 발레단-그래봤자 국립발레단하고 유니버설발레단 두곳-에서 모두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그당시 누구의 공연을 볼까 고민하다가-사실 어느 발레단이 더 잘하는지 전혀 몰랐기에- 미디어를 통해 익숙한 문훈숙씨가 단장으로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을 보기로 결정했다.
그때 공연 자체는 잘 생각이 안나지만, 아름다운 춤과, 환상적인 무대 였던걸로 기억된다.

올해 유니버설 발레단이 공연한다고 해 재미있던 기억도 있고해서 바로 예매 했다. 바로 "돈키호테".
말이 없이 춤으로만 표현하는 것이기에, 어린이 동화 같은 호두까기 인형이 아닌 돈키호테를 잘 이해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 그런데 공연전 단장이 직접 극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과 마임에 사용되는 표현-팔동작-에 대해 해설을 해줬다. 우리같은 초보들에게는 정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초보를 위한 또하나의 준비가 있었다. 자막. 그런데, 돈키호테 자체가 사랑에 대한 내용만 있었기에 어려운 내용이 아니어서 자막이 상황 설명만 간단히 해도 되었을텐데, 몇몇부분에서는 대화까지 표시하는 바람에-영화와 달리 몇번 나오지도 않았지만, 시선을 빼앗겨 좀 아쉬웠다. 누구나 알수 있는 부분은 빼줘도 됐을텐데...

어쨌든, 제목과는 달리 돈키호테는 별 역할도 없다. 춤도 없고. 주된 내용은 술집 딸과 이발사와의 사랑얘기다. 내용이 심각하지도 않고 오히려 코믹해서 초보도 쉽게 접근가능한 발레라 생각된다. 의상도 발레복이 아닌 스페인 풍의 화련한 의상이어서 오페라를 보는듯한 기분도 든다. 이번에도 보러오기를 잘한거 같다.

그런데, 유니버설아트센터가 작아서 그런지 오케스트라가 없이 녹음된 음악이 나왔다. 좀 아쉬운 부분.
1막 끝과 3막 끝은 이야기와 상관없이 무용수들의 개인기 발휘 시간이 배정된 듯했다. 음... 뭐 딱히 나쁘지는 않았다.

이번에 보니 어째 여성들 보다 남성들의 발레가 더 힘있고 좋아 보였다. 다음엔 남자로만 구성된 "백조의 호수"가 한국에서 하면 꼭 보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