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6. 10:44

유니버설 발레단의 올해 두번째 공연작.
배경은 인도이고, 무희와 전사와의 사랑이야기이다. 예나지금이나 사람들은 다자의 엇갈린 사랑에 기인된 슬픈 사랑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하는거 같다.
다자의 면면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무희와 전사, 그리고 무희를 사랑하는 브라만, 전사를 사람하는 공주, 이렇게 4각 관계되겠다.

브라만은 자기만 좋아했고 전사를 죽이고 싶어했지만 뭐 극에 큰 흐름을 이뤄내지는 못하는 부수적인 존재. 비극은 전사로부터 출발한다. 다름아닌 왕이 전사에게 자신의 공주와 결혼할 것을 요청하는것. 왕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는 전사는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사랑의 균열이 시작된다.
공주와의 결혼 사실을 알게된 무희의 괴로움, 무희와의 관계를 알게된 왕과 공주의 무희에 대한 살해계획.
결혼식 날, 무희는 둘의 결혼을 축하하는 춤을 추게 된다.-이런 가슴아플때가. 이때 왕(공주)의 계략에 의해 독사에 물리게 된다. 무희를 사랑하는 브라만이 해독제를 주었지만, 무희는 전사의 배신감에 끝내 죽음을 택한다. 그리고 전사는 괴로움에 자신의 집에서 환각제를 흡입하고 환상 속에서 죽은 무희와 만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낸다.

전사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괴로워하는 부분이 3막1장이다.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니 자세히 보시도록, 안그러면 이게 3막1장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3막2장 부분은, 단장의 사전 해설에 의하면 내용과는 상관없이 음악과 무용만 있는 부분으로 추상발레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고하는데, 이 부분이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발레라는 춤의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었다. 모두들 발레복을 입고-극에 맞는 옷을 입는게 아니고- 춤을 추는 것으로 특히 이 부분만 따로 공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3막2장 시작부분은 무대장치로 스크린을 이용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가 호두까기 인형을 처음봤을때 환상적이라고 생각한 바로 그 장치. 환각상태의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잘나타낸다.

좋은 공연이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다른 공연들과는 달리 발레는 그것을 배우려는 어린아이들이 관람객의 거의 1/4을 차지하는 특이한 공연이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은 알겠지만 환각제를 흡입한다는 설명 또는 자세한 묘사는 않는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