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12. 19:18

독일 시골마을 노부부가 살았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찾아간 병원에서 의사는 그저 남은 시간 여행이나 다니라는 말로 남편에게 시한부 선고를 한다. 남편은 자신의 병도 모른체 그렇게 아내와 여행을 출발한다. 갈 곳 없는 부부, 베를린에 있는 자식들을 보러 찾아나선다.
그러나 자식들은 노부부를 반기지 않는다. 오히려 귀찮아 하고 서로 떠넘기는 상황. 그리고 어머니에 대해 "부토 댄서-일본전통춤-가 되고 싶어했지만  남편과 결혼해 가족과 남편을 위해서만 헌신한" 어머니로 관대한 반면, 아버지에 대해서는 "돈만 벌어오는", "가족을 힘들게 했던" 그런 아버지로 기억하는 자식들. 우리의 가족관계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그런 관계들... 산업화 시대의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엄밀히 말하면 아버지와 자식간의 관계는 동서양, 종교를 떠나 인류보편의 문제임을 알게 된다.
자식들은 노부부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하려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영화에서는 다른 관계도 보여준다. 어머니를 이해하는 딸의 여자친구, 아버지를 이해하는 도쿄의 노숙 소녀. 노부부는 가족에게서 이해받지 못하고 각자 가족외의 관계로부터 이해 받게된다.

여행중 사망선고를 받은 남편보다 아내가 먼저 급작스럽게 사망하게 된다. 남편은 회한을 가지고 아내가 평소 가고 싶어하던 도쿄-또 다른 아들이 살고 있는-로 간다. 아내가 살아있을때는 못갔던 곳을 아내의 유품을 가지고. 그러나 마찬가지로 환영받지 못하는 부담스런 존재.
남편은 아내의 유품을 걸치고 아내의 옷을 입고 거리를 거닌다. 아내가 평소 그렇게 오고 싶어했던 도쿄를 보여주기 위해...
어머니 살아있을때 도쿄에 오지않은 이유를 따져 묻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시간이 많을 줄 알았다." 라고 답한다. 그러나 시간은 이들 부부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남편도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후지산을 보여준 후 죽게된다. 그의 죽음은 오로지 노숙 소녀의 눈물로만 위로 받게 된다.

엄청 잔잔해서 졸음과의 사투를 벌여야만 끝까지 볼 수 있는 영화. 그러나 사투에서 승리한다면, 마지막엔 슬픔의 눈물이 선사되는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자식들의 오해... 일지도...